좋아하는 코메디 영화
사실 코메디 영화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리고 여전히 좋아하지 않기도 하다. 대부분의 코메디 영화는 대사나 슬랩 스틱으로 관객을 웃기는데, 전혀 내 취향이 아니다. 오히려 민망하거나 불쾌한 느낌을 받을 때가 더 많았던 것 같다.
특히 최근 한국 영화의 코메디 영화 중에는, <청년 경찰>은 플롯이 최악이라 코메디를 느낄 틈이 없었고, <스물>이나 <위대한 소원> 따위의 것들은 예고편만 봐도 더럽고 역겹다. ※<스물>을 재밌게 본 사람과는 겸상 안합니다. <완벽한 타인>도 코메디였던가? 처음부터 끝까지 약자 혐오로 가득차서 보는 내내 불쾌했다. 마지막에 "따란~ 모든 건 허상이었답니다~"하며 감독만 쏙 빠져나가는 꼴까지 완벽했다. 그나마 나았던 건 <극한직업>이었다. 근데 감독이 <스물>의 이병헌이라 웃으면서도 지는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외국 코메디 영화는 사실 몇 개 본 적이 없다. 뭐 어렸을 때까지 기억을 캐내면 있기야 있겠지만 제대로 생각도 안나고, 코메디 영화를 본다는 자각을 가지고 봤던 영화들은 정말 몇 편 안된다. 학교 발표 준비하느라 본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B급 코메디 영화들과 여기있는 이 세 편 정도? 그래도 에드가 라이트 감독은 편집을 정말 잘 활용하는 감독이라 편집적인 요소를 보는 재미가 있었다. 스토리는 뭐 그냥 저냥.. 종종 불쾌한 부분도 있고 보통의 코메디 느낌... 코메디 영화는 정말이지 약자 혐오를 하지 않고는 만들 수 없는건가? 아 다시 짜증나네;
그런 의미에서 밑의 세 편은 내가 사랑하는 코메디 영화들이다. 약자혐오... 생각 안나는 걸 보면 없거나 정말 미미했던 듯.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는 귀여운 영화들이다.
처음으로 본 코메디 영화다. 물론 인생의 처음 말고 아까 말했듯 코메디를 본다는 자각이 있을 때.. 코메디를 원체 좋아하지 않아 집에 놀러온 사촌이 코메디 영화 보고 싶다고 해서 겨우 보게 되었다. 물론 사촌이 기대했던 코메디는 아니었지만 내 마음에는 쏙 들었다.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잔잔하게 웃긴 영화였다. 약간 등장인물 전부 엉망진창에 또라이인데 꼬마애기한테는 (애의 정신건강을 위해) 안 들키려고 갖은 노력을 다 하는 느낌? 근데 아무리 노력해도 자꾸만 삐져나오는 엉망친창스러움...ㅋㅋ큐ㅠㅠ 삶이 팍팍할 때 한번씩 보면 좋을 것 같은 영화다.
사실 한동안 이 책이 왠지 모르게 계속 주변에 있었던 적이 있는데, 한번도 읽을 생각을 안했었다. 제목도 너무 길거니와 걍 노잼삘이어서 안읽었다. 같은 이유로 영화도 딱히 볼 생각을 안했다. 진짜 포스터 너무 끔찍하게 생기지 않았나?ㅠ 글씨 엄청 많고 '시한폭탄 할배'라니... 약간 공감성수치를 이끄는 문구인데... 라고 생각했던 과거의 나 반성해라... 졸라 재밌음ㅠㅠㅠ 딱 내 취향이다...ㅋㅋ큐ㅠㅠ 상황이 부르는 코메디라고 해야하나, 무심코 한 행동이 예상 밖의 결과를 내고, 그 결과가 또 상상 밖의 상황을 초래하고,,, "진짜 말도 안되는 상황인데, 그게 또 다 말이 돼."이거 그 자체ㅋㅋㅋㅋㅋ 보는 내내 얼척없고 개또라이같아서 너무 웃겼다ㅋㅋㅋ
이건 방금 본 영화! 끝으로 갈수록 코메디는 없지만, 그래도 마음 따뜻해지고 얻어가는 게 있는 영화였다. 역시 그게 중요하지ㅎㅎ. 얘도 왓챠에 있는 포스터가 진짜 별로라 안보고 계속 미루고 있었는데, 오늘 갑자기 코메디가 보고 싶어져서 틀게 되었다. 처음보는 유형의 플롯이었다. 초반에 모션 그래픽 보는 것도 재밌었다. 약간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기도 했고, 나를 위한 best가 아닌 모두를 위한 good이 가지는 의미도 좋았다. 역시 따뜻하고 의미있는 영화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장르에 코메디, 드라마라고 써있었지만 오히려 드라마에 가까운 것 같기도...